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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면, 저는 오랫동안 전을 망치는 원인이 반죽 비율에 있다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여러 번 만들어보고 나서야 깨달았습니다. 버섯야채전은 반죽보다 재료의 수분 관리가 훨씬 중요했습니다. 오늘은 비가 꽤 많이 내렸고, 그 빗소리에 자연스럽게 손이 팬으로 향했습니다. 오늘은 작게 다지듯 썬 버섯으로 한입 크기 전을 부쳤는데, 이 방식이 의외로 꽤 좋았습니다.

재료 손질 — 오늘은 작게, 한입 크기로
2~3인분 기준으로 준비한 재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느타리버섯 150g, 새송이버섯 1개, 애호박 1/3개, 양파 1/2개, 당근 약간, 대파 1/2대, 청양고추 1~2개입니다. 반죽에는 부침가루 1컵, 튀김가루 1/2컵, 차가운 물 약 1컵을 사용했고, 식용유는 넉넉하게 준비했습니다.
오늘은 버섯을 평소와 다르게 다지듯이 작게 썰었습니다. 한입 크기의 동그란 전으로 만들 생각이었거든요. 느타리버섯과 새송이버섯 모두 비슷한 크기가 되도록 잘게 썰고, 애호박, 양파, 당근, 대파도 거기에 맞춰 작게 손질했습니다. 청양고추는 송송 썰어 함께 넣었습니다.
이렇게 하면 반죽 안에 재료가 고루 섞여서 전 하나하나가 균일한 모양으로 완성됩니다. 한 번에 쏙 집어 먹을 수 있는 크기라 상에 올리기도 편했습니다.
- 느타리버섯 150g — 부드러운 식감 담당
- 새송이버섯 1개 — 쫄깃한 식감 담당
- 애호박 1/3개, 양파 1/2개, 당근 약간, 대파 1/2대
- 청양고추 1~2개 — 끝맛을 깔끔하게 잡아줌
- 부침가루 1컵 + 튀김가루 1/2컵 + 차가운 물 약 1컵
수분조절 — 전을 망치는 진짜 원인
제가 처음에 몰랐던 부분이 바로 이겁니다. 버섯은 수분 함량이 높은 식재료입니다. 수분 함량이란 재료 전체 무게 대비 물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하는데, 느타리버섯의 경우 약 90% 이상이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출처: 식품안전나라). 여기에 애호박과 양파까지 더해지면 반죽 안에서 수분이 계속 빠져나오게 됩니다.
제가 실수한 부분이 있었는데, 초반에는 씻은 버섯을 그냥 반죽에 바로 넣었습니다. 결과는 예상보다 훨씬 질퍽하게 완성된 전이었습니다. 그 뒤로는 씻은 버섯의 물기를 키친타월이나 면포로 꼭 눌러 제거한 다음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 중요하게 지키는 것이 있습니다. 반죽을 만든 뒤 오래 두지 않는 것입니다. 채소에 소금 성분이 닿으면 삼투압 현상이 일어납니다. 삼투압이란 농도 차이로 인해 세포 안의 수분이 밖으로 빠져나오는 현상입니다. 쉽게 말해 반죽을 만들어 두면 둘수록 채소에서 물이 계속 나와 농도가 점점 묽어진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저는 반죽은 만들자마자 바로 팬에 올립니다.
반죽비율 — 부침가루에 튀김가루를 섞는 이유
저는 버섯야채전을 만들 때 부침가루만 단독으로 쓰지 않습니다. 부침가루 1컵에 튀김가루를 1/2컵 섞어서 사용합니다. 이 비율을 처음 시도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겉면이 훨씬 가볍고 바삭하게 완성됐거든요.
부침가루는 밀가루에 소금, 후추 등 기본 간이 되어 있어 별도 양념 없이도 맛을 낼 수 있습니다. 반면 튀김가루는 전분 함량이 높아서 고온에서 수분이 빠르게 날아가며 바삭한 크러스트를 만들어냅니다. 크러스트란 열로 인해 표면이 딱딱하게 굳은 층을 말하는데, 이 층이 형성돼야 기름 흡수가 줄고 겉이 바삭해집니다
물은 차가운 것을 씁니다. 찬물을 쓰면 글루텐 형성이 억제됩니다. 글루텐이란 밀가루 속 단백질이 물과 만나 생기는 점탄성 물질인데, 이게 너무 많이 생기면 전이 질기고 두꺼운 식감이 됩니다. 차가운 물로 반죽하면 글루텐 형성이 최소화되어 더 가볍고 바삭한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제가 경험상 온도 하나 바꿨을 뿐인데 식감 차이가 꽤 납니다.
반죽 농도는 너무 되직하게 만들지 않습니다. 재료를 이어주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버섯과 채소 맛이 먼저 느껴져야 버섯전이지, 밀가루 맛이 먼저 나면 안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굽기 — 팬 온도와 뒤집는 타이밍
팬은 반드시 충분히 달군 뒤에 반죽을 올립니다. 팬이 덜 달궈진 상태에서 반죽을 올리면 마이야르 반응이 일어나기 전에 기름이 흡수됩니다. 마이야르 반응이란 고온에서 단백질과 당이 만나 갈변하면서 고소하고 향긋한 맛이 생기는 화학 반응입니다. 이 반응이 제대로 일어나야 전 특유의 노릇한 색과 바삭한 식감이 완성됩니다.
식용유는 넉넉하게 두릅니다. 기름이 부족하면 팬에 달라붙고, 겉도 고르게 익지 않습니다. 전은 기름을 아끼면 오히려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것을 직접 겪어보니 알게 됐습니다.
반죽을 올린 뒤에는 얇게 펼칩니다. 한입 크기로 동그랗게 올리고 숟가락 뒷면으로 살짝 눌러 납작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야 겉면이 골고루 익고 가운데가 덜 익는 일을 막을 수 있습니다.
뒤집는 타이밍은 아랫면이 충분히 노릇해진 것을 확인한 다음입니다. 자꾸 들춰보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한쪽 면을 제대로 익힌 뒤 한 번만 뒤집습니다. 제 경험상 이렇게 해야 모양도 유지되고 바삭한 식감도 살아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버섯야채전에 어떤 버섯을 쓰면 좋나요?
A. 저는 느타리버섯과 새송이버섯을 함께 씁니다. 느타리는 부드럽고, 새송이는 씹히는 맛이 있어서 두 가지를 같이 쓰면 식감이 더 풍부해집니다. 표고버섯을 추가해도 향이 진해져서 좋습니다.
Q. 부침가루만 써도 되나요, 튀김가루를 꼭 섞어야 하나요?
A. 부침가루만 써도 충분히 맛있는 전을 만들 수 있습니다. 다만 제 경험상 튀김가루를 1/2컵 정도 섞으면 겉면이 확실히 더 가볍고 바삭해집니다. 딱 떨어지는 정답은 없고, 둘 다 해보고 취향에 맞는 비율을 찾는 게 낫습니다.
Q. 남은 버섯야채전을 다시 바삭하게 데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전자레인지보다는 프라이팬에 기름을 아주 조금 두르고 앞뒤로 다시 구워내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에어프라이어가 있다면 그쪽도 좋습니다. 처음 부쳤을 때와 완전히 같을 수는 없지만, 겉면 바삭함을 상당 부분 살릴 수 있습니다.
Q. 청양고추는 꼭 넣어야 하나요?
A. 필수는 아닙니다. 어른 반찬으로 낼 때는 한두 개 넣으면 끝맛이 깔끔해져서 개인적으로는 넣는 편입니다. 매운 것을 못 드시는 분들과 함께 먹을 때는 빼도 전혀 문제없습니다.
결론
버섯야채전은 특별한 재료가 없어도 만들 수 있는 음식이지만, 세 가지만 제대로 잡으면 완성도가 확 달라집니다. 버섯 수분 제거, 반죽 농도, 팬 온도. 이 순서대로만 신경 써도 집에서도 충분히 고소하고 바삭한 전을 부칠 수 있습니다.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 냉장고에 버섯과 자투리 채소가 조금 남아 있다면 한 번 시도해보시길 권합니다. 팬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소리가 빗소리와 겹치는 그 순간이, 제가 오늘 전을 부치면서 제일 좋았던 장면이었습니다.
